박희태 “6선 하는 게 소원”…국회의장 꿈 불태워
6선의 홍사덕, 국회부의장에 그치나…반전 일어날까
한나라당은 노정객 박희태 전 대표에게 10월 재보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를 허락했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6선 의원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이 순간 또 한명의 노정객은 입법부 수장을 향한 꿈을 접었다. 바로 홍사덕 의원이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여의도에 입성하지 않은 18대 국회에서 6선으로 최다선 의원이다. 5선인 김형오 국회의장보다도 선수에서 선배다. 지난해 총선 당시 ‘친박연대’로 당선돼 의장선출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총선 후 집권당인 한나라당으로 복당, 그는 자천타천으로 18대 국회 하반기 의장 후보군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출마는 홍 의원의 의장직행을 가로막을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6선 국회의원이 되는 게 제 간절한 소망”이라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그에게 6선 의원은 곧 국회의장 선출이다. 이 때문에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양수 전 의장 비서실장은 “국회의장을 향한 노욕”이라고 박 전 대표의 출마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대위원장, 한나라당 대표 등을 역임한 그는 이력은 국회의장이 되는 열차에 ‘자동승차권’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사실상 홍 의원은 국회의장의 꿈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아직 결과를 확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홍 의원의 정치인생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11대 총선에서 민한당으로 정계입문한 그는 12대 총선 선명야당을 표방한 신민당으로 재선에 성공한다. 14대 국회에서는 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체제의 민주당 소속으로 3선 고지를 밟는다.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자 이에 합류를 거부한채 15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16대에 입성한 홍 의원은 국회부의장에 오른다. 2004년 탄핵역풍에 쓰러진 그를 보며 호사가들은 “이제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선고했다. 그러나 2008년 친박열풍으로 그는 다시 국회로 귀환했다.
이런 홍 의원의 저력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가 반드시 국회의장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박 전 대표의 승리가 결정된 것이 아니고 설사 이번 국회에서 의장직에 오르지 못한다고 해도 19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쟁취에 성공한다면 ‘친박’계의 거물인 그는 입법부 수장에 오를 수 있다는 논리다.
아직 하반기 국회의장이 누가 될지를 예측하긴 힘들지만 홍 의원에게 상황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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