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현재 상승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4분기 이후 추가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93포인트(1.81%) 오른 1683.33을 기록하며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89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9월 초 1600선을 돌파하기가 무섭게 불과 11일 만에 61.55포인트가 급등한 것이다.
◆4분기 예상지수 평균 1770포인트
이날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는 4분기 이후 코스피 상단을 평균 1770선으로 전망했다.
이런 낙관론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순매수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데 따른 것이다. 또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 투자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안에 171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경기침체는 거의 끝난 것 같다”는 15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처럼 경기가 두드러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를 기준으로 국내 경기는 터키와 함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빠른 수준의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빠른 재고 조정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경기 회복 속도는 다른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 영업이익은 2009년 3분기에 21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증감률의 경우 2008년 4분기 64%까지 감소했던 것이 올 4분기 들어서는 299%로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700선 돌파 쉽지 않을 것
반면 코스피가 1700선을 돌파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비등했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의 상승 랠리를 견인한 IT·자동차 업종이 최근 정체권에 진입했고 하반기 환율하락으로 인해 수출주도기업 실적 악화 역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증권은 4분기 코스피가 1680선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큰 요인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국내 경제지표와 위험자산 회피심리 완화, 외국인의 강한 매수로 요약할 수 있다”며 “3분기 이후 이런 요인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코스피의 속도 조절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K증권은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상승세가 맞지만 4분기 이후 경계영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상훈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목표전망을 1650선에서 1750선으로 상향조정했다”면서도 “지금껏 국내증시를 주도해온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추가상승보다는 경계영역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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