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간 50% 이상 급등한 국내 증시가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38(1.38%) 오른 1718.88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48.5%, 3월 저점(3월2일 종가 기준) 대비 68.7%나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1년 2개월여 만에 코스피가 17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주가도 많이 올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과 아직 과열국면은 아니며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의 상반된 입장은 분석 방법의 차이에서부터 출발한다.
먼저 SK증권은 스토캐스틱으로 분석, 국내 증시가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스토캐스틱은 최근 10주간 형성된 주가 변동폭을 통해 주가 위치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것으로 지표가 80%가 넘으면 과열, 20미만이면 침체를 뜻한다.
21일 종가기준 지표는 95.28로 2007년 코스피지수 2000시대(7월 셋째주 95.15) 수준보다 높은 상태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스토캐스틱을 보면 90%가 넘는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국내 증시가 역사적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풋옵션 거래대금을 콜옵션 거래대금으로 나눈 풋콜 레이쇼로 분석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풋콜 레이쇼는 지난 5월이나 8월에 비해 높은 수준인데, 콜옵션 거래대금이 아직 월등히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 과열국면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콜옵션의 거래대금이 풋옵션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것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과도하다는 의미에서 탐욕구간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아직 저평가 상태"를 근거로 과열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무게를 더했다.
정서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에 크게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왔는데 현재 PBR은 1.3배 수준으로 지난 2007년 상승장에서 1700포인트를 돌파했을 때 PBR 1.5배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증시 상황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보니 이들 증권사의 전망도 대조적이다.
원종혁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스토캐스틱이 80%를 넘어 90% 수준에 이르면 어김없이 조정을 보였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펀더멘털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고 기술적 부담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이제는 주가가 올라도, 내려도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승재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주가 지수가 탐욕구간에 접어들면 향후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공포구간에 접어들면 조만간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하지만 미국, 국내증시 모두 아직 투자심리가 과도한 구간은 아니며 지수의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맞섰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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