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키코 악몽' 벗어나 수익 개선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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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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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가져 온 '키코(KIKO)' 악몽에서 벗어나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이후 순이자마진(NIM) 회복세가 완연해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나은행은 대내적으로 조달 창구 다변화와 카드 분사 등을 통해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하반기 수익성 호조 예상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 1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 전체로는 19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흑자 전환의 배경에는 대규모의 태산LCD 충당금 환입 효과가 있었다. 2분기 환입액 규모는 1887억원으로 지주사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충당금 환입액을 빼면 약 79억원 가량의 이익을 기록한 데 불과하다.

3분기 이후에는 태산LCD 관련 충당금 환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순이자마진(NIM) 회복 여부가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행히 하나은행의 NIM 수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NIM은 1.43%로 1분기(1.60%)보다 떨어졌지만 하락폭은 크게 둔화됐다. 특히 지난 4월 1.38%로 올 들어 저점을 찍은 후 5월 1.41%, 6월 1.49%로 회복세가 완연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중 여·수신 부분의 가격 조정으로 NIM 상승이 본격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온 것도 자산건전성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위험업종(건설 및 부동산, 조선, 해운, 자동차 부품, 철강 등)에 대한 여신 비중은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다른 은행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6월 말 현재 부실채권비율은 1.72%로 3월 말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신규 부실여신 억제, 회수의문 여신 대손상각, 연체 부실채권 외부 매각 등의 조치를 통해 연내 부실채권비율을 1% 이내로 관리할 방침이다.

◆ 조달창구 다변화·카드 분사에 주력

하나은행은 당분간 수신금리를 급격히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급격한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고객의 금리 선호를 반영하는 수준에서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금리 인상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 개인고객 중심의 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법인 및 본부 자금 조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10월 초로 예정돼 있는 신용카드 부문의 분사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개인고객에 대한 교차판매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 상품"이라며 "신용카드 회원이 증가하면 고객기반도 자연스럽게 확충되고 다양한 마케팅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진출 첨병은 중국 현지법인

하나은행은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는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중국이다.

중국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 내 중국 내 한국계 은행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18억4900만 달러이며 예수금 8억6900만 달러, 대출금 13억21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며 1억1300만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1년 동안 총자산은 50%가 증가했으며 예수금 잔액 증가율은 무려 662%에 달한다.

지난 2007년 말 5개에 불과하던 점포는 13개로 확대됐고, 특히 셴양, 창춘, 하얼빈에 분행을 개설해 중국 동북 3성(지린, 랴오닝, 헤이롱장)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다.

중국 하나은행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법인 직원 100여 명 가운데 93%가 현지인이며 기업영업을 위한 기업금융전담역(RM)도 베이징은행 출신의 현지인을 채용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내 영업 채널이 열악하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며 "창구 직원은 대부분 조선족이며 본부 부서도 한국 직원은 부서당 1명 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하나은행은 중국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고객 초청 음악회 등을 개최하며 잠재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중국 랴오닝성 은행감독국 직원들을 매년 하나은행 본사로 초청하는 등 현지 금융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 공상은행에 하나은행 만의 선진 PB시스템을 전수하는 등 현지 금융기관과도 친밀도를 높여 가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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