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만년 3위인 LG텔레콤이 요금 경쟁력 하락 우려와 황금주파수 확보 지연 등 잇단 악재로 위기를 맞고 있다.
LG텔레콤은 그동안 무선인터넷 등에서 경쟁사 대비 저렴한 요금으로 실속을 챙겨왔다.
하지만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사들이 발표한 요금 개선안에서 가장 소극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내놓으면서 요금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텔레콤이 내년 3월부터 1초당 과금체계를 도입키로 하면서 가입자 이탈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1초당 과금체계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요금 개선안에서 SK텔레콤의 1초당 과금제가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시민단체 등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며 "요금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1초당 과금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LG텔레콤은 SK텔레콤과 KT가 파격적인 무선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모든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제를 통해 무료데이터량을 1.5배 확대하고 월정액을 19% 인하한다.
KT는 아이폰 도입을 감안해 스마트폰에 대한 종량요율을 2.01원에서 0.25원으로 88% 인하라는 파격 요금제를 내놨다.
3세대(3G) 서비스가 없어 황금주파수(800㎒) 확보를 통해 4G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LG텔레콤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초 방통위가 연내 황금주파수 재할당을 위해 지난달 재할당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도 연내 황금주파수를 확보해 오는 2013년 4G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통사 중 가장 빠르게 4G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방통위가 주파수 재할당 공모를 지연시키면서 LG텔레콤은 4G 서비스 계획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4G 서비스를 위해서는 연내 주파수 재할당이 이뤄지고 2년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야 2013년부터 서비스 개시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황금주파수 할당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주파수경매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파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와 신규사업자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주파수 확보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황금주파수 재할당 계획에서 신규사업자나 후발사업자들에게 할당키로 했기 때문에 후발사업자들은 신규사업자 출현 이전에 주파수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며 "연내 주파수 할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차세대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주파수경매제가 도입될 경우 이통사 입장에서는 투자비가 그만큼 커질 수 있어 전파법 개정 이전에 주파수 할당 공모가 이뤄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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