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정화 여사가 담낭암 치료를 받던 중 향년 71세를 일기로 5일 오전 미국에서 별세했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5일 오전 10시50분(한국시각 기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암 치료 전문 병원인 M.D.앤더슨 병원에서 담낭암 수술을 받던 중 별세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여사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담낭에 종양이 발견돼 국내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세가 위독해지자 일가친척들에게도 거의 알리지 않은 채 추석 연휴에 전세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행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 내외, 큰딸 성이씨, 둘째딸 명이씨 등 가족들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의 시신은 7일 또는 8일 미국에서 국내로 운구 된 뒤 서울아산병원에 안치될 예정이며, 가족들과 현대·기아차그룹 주요 인사들은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인은 10일께로 예상되며, 장지는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숙명여고 출신으로 정몽구 회장과 연애 결혼한 이 여사는 지난 1991년 손윗동서인 이양자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뜬 뒤 사실상 현대가(家)의 맏며느리 역할을 해 왔다.
외부 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았던 이 여사는 지난해 1월 당시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현대차 제네시스 신차발표회에 함께 참석했고, 정 사장의 ‘디자인 경영’ 첫 결실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기아차 모하비 신차 발표회에도 얼굴을 비쳤다. 이 자리에서 이 여사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행사 도중 “어머님, 감사합니다”란 인사를 받기도 했다.
이 여사는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 지분 16%를 소유한 대주주로, 2003년 해비치리조트 이사직을 맡으며 사회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회사의 고문을 맡아왔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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