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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고, 흩어지고...주요그룹 계열사 ‘구조조정’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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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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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들이 사업이 중복되는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연관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를 통해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그룹 내 계열사들이 같은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 살 깎기’ 식의 경쟁도 서슴치 않아 오히려 그룹 역량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는 분석 때문이다. 아울러 계열사 간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이들 사이에 주도권 경쟁이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합병 등 적극적인 계열사 역할 조정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복잡하게 얽힌 사업구조를 일원화해 그룹 내 계열사들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IT서비스와 네트워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양사의 통합을 통해 사업시너지 극대화와 글로벌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서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 삼성전자·삼성테크윈·에스원 등 3개사가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CCTV 등 영상보안장비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 역시 진행된다. 삼성은 삼성테크윈을 중심으로 영상보안사업을 통합해 역량을 하나로 모을 계획이다. 과거 이들 3사는 각각 CCTV 제품을 선보이며 한 지붕 형제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DS부문의 반도체와 LCD 사업부 역시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논의 조차 없었다”며 양 사업부의 통합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선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서는 양 부문을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통합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해 초 이미 삼성테크윈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분리해 출범한 삼성디지털이미징 역시 삼성전자로 통합을 준비 중에 있다.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영업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사업은 삼성전자와의 통합으로 더욱 큰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계열사들의 사업 중복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이에 대한 교통정리가 미미했다”며 “그러나 이번 사업 조정을 통해 그룹의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업계, “뭉쳐야 산다”

통신업계에는 지난 6월 KT와 KTF의 합병 이후 유·무선 통합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LG그룹 내 통신3사인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도 내년 1월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법인의 수장은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됐다. 데이콤과 파워콤의 합병 이후 순차적으로 텔레콤과의 합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LG 통신3사는 합병 일정과 방식을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통신공룡인 KT 연합군과 SK 연합군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SK 통신 계열사들 역시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상반기에 전용선 사업을 SK텔레콤에 넘긴 SK네트웍스는 최근 9만 회선에 달하는 인터넷전화 사업을 SK브로드밴드에 넘긴다. 중복되는 사업을 이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계열사 간 사업 조정을 넘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SK로서는 이미 KT와 KTF가 합병을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에 나서고 있고, LG 역시 합병을 결정한 상황에서 유·무선 사업을 별개로 독립시켜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환경과 정부정책 등 외부 환경을 감안하면 유무선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 통신 계열사의 합병은 결국 결합상품 등 소비자들에게 더욱 저렴한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 신규성장동력 확보 나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그룹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SK그룹은 다음달 중 SK C&C 상장을 추진, 순환출자 해소에 나선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고, 내년 중 지주회사 출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SK그룹은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통신과 에너지 사업에 집중된 그룹 사업구조에 새로운 성장사업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SK그룹 역시 “지주회사 요건이 충족되면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출범에 따른 기대감을 보였다.

코오롱 그룹도 12월 31일자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주회사인 (주)코오롱과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주)로 분할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전환 배경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각 사업부문별 책임 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와 주력 사업 관리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사업 조정 및 통합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신규시장 창출 및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서는 계열사들의 역할 분담과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지난해 경제 위기 등으로 이 같은 작업이 미미했던 만큼 내년도 인사와 조직 개편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효율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은진,이하늘,이미경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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