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사재 3500억 출연해 동부메탈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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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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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부문 분사, 부동산 매각으로 7200억 추가 확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동부그룹은 19일 김 회장이 사재 3500억원을 들여 동부하이텍이 보유(100%)한 동부메탈 지분 중 5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2007년 말 산업은행 등 대주단에 빌린 1조2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 만기를 2012년까지 5년 연장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90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키로 약정했다.

동부하이텍은 이를 위해 부동산과 주식 등을 매각하고, 동부메탈을 산업은행 구조 조정 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산은은 3500억원을, 동부 측은 최소 7000억원을 주장해 매각 문제를 매듭짓지 못 했다.

동부그룹은 산은과의 협상에서 “동부메탈이 이익을 꾸준하게 내는 기업인만큼 헐값 매각은 곤란하다”며 “헐값에 넘길 바에는 차라리 동부케피탈이 번 돈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언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준기 회장은 결국 사재동원이라는 강수를 결정했다.

업계는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결단이 산은과 동부메탈 매각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 한 채 동부그룹 전체에 대한 유동성 위기설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가격차가 메워지지 않는다면,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마당에 굳이 산은에 팔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그룹 내부에 형성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사업에 대한 김 회장의 고집과 소신도 상당한 작용을 했을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 이후 만성 적자를 기록해왔고 재무구조도 불안정하다는 지적과 동부그룹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수시로 제기됐다.

그러나 김 회장은 “투자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으며 반도체 사업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중요하기 때문에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했었다. 반도체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이다.

산은은 김준기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동부메탈 매각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지 상관없다”며 사실상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지 매각 방식은 별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또 “동부하이텍은 그동안 4200억~4300억원의 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말까지 9000억원을 만들어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은 그 동안 마련한 4300억원에 김 회장 사재 3500억원을 합친 78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했다. 나머지는 동부메탈의 잔여 지분에 대해 빠른 시일내 상장을 추진하고 농업 부문을 분사 매각하고, 유화부문과 동부하이텍 부동산도 팔아 추가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부하이텍은 총 1조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편 김 회장이 사재출연에 이어 농업부문도 팔겠다는 결단을 내림에 따라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사업을 뺀 나머지 유화부문과 농업부문을 다 팔게 되는 셈이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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