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의 해남 대규모 풍력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철새’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당장 내달이면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친 뒤 전남 해남 방조제 간척지에 풍력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따라 전라남도 해남 방조제 간척 유휴부지에는 400MW 규모의 풍력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2016년까지 풍력발전소 20개소를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해도 1조2000여억원이 투입된다.
공사는 사업이 완료되는 2016년이면 단지 내에서 연간 77만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143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와 함께 연간 945억원의 수익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풍력발전 타워 구조물과 회전 날개로 인한 철새 안전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높이 80m에 날개 회전직경이 60m가 넘는 발전기로 인해 철새 비행 경로에 방해가 됨은 물론 주변 습지 생태계도 훼손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해남군은 연간 50만 마리 이상의 겨울 철새 도래지로 잘 알려진 해남에서의 풍력단지 조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어준 해남군 전략사업과 에너지자원실 계장은 “환경영향평가 등을 철저히 시행해 철새 서식 환경에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역 단체의 반발 등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타당성 검토 시 주민의견 수렴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칠 것이란 계획이다.
문용권 농어촌공사 녹색사업처 친환경에너지팀 차장은 “타당치 못하단 판정이 나오게 되면 계획 단계에서 백지화시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적어도 16개월 정도의 타당성 검토 기간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적잖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임상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원장교수는 “눈앞의 이득보단 미래의 가치를 따져야겠지만 그간 진행돼 온 것(정부사업)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다만 얼마나 관여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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