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락 기아차 노조 신임 지부장/기아차 노조 홈페이지 사진 캡쳐 |
3일 기아차 노조는 지부장 등 임원선거 결선투표 개표결과 김 후보가 전체 2만9033표 중 1만4810표(51%)를 얻어 1만3756표(47.4%)에 그친 중도 실리 노선의 박홍귀 후보를 누르고 지부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선거는 현대차 노조에 이어 실리파로 분류되는 박 후보가 당선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노조원들이 강경노선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19년간 이어진 파업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고 다짐한 박 후보가 낙선함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 노조와의 연대나 통합 논의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향후 금속노조 안에서도 엇갈린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김성락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기존 강경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선거 공약으로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내세웠지만 주간 2교대, 생계잔업 복원 등 그간 사측과 첨예하게 대립해 온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차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선거기간에 돌입하기 전인 8월까지 4개월간 10차례의 부분파업과 1차례의 전면파업을 벌였다. 햇수로 보면 지난 1991년부터 19년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노-정간 불신의 골을 키워온 ‘전임노조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허용’ 등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도 첨예한 갈등 빚을 가능성이 높다. 최대 지부인 현대차 노조가 실용 노선을 걷게 된 만큼 기아차 지부가 강경 노선의 대표성을 띠게 됐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함께 1995년 민주노총을 창설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으며, 19년 연속 파업을 강행한 대표적인 강성노조다. 조합원 규모만 3만300명으로, 그동안 민노총 금속노조에서 현대차 노조(조합원 4만5000명)에 이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한편 중도 실리 노선으로 선회한 현대차 노조와 달리 강경파가 당선되어 전통을 잇게 된 기아차 노조가 신임 지부장을 맞아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1차 투표에서 강경노선인 기호 5번 ‘금속의 힘’ 김성락 후보는 전체 2만9026표 중 27.9% 8109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중도 실리 노선의 ‘전민투’ 박홍귀 후보는 22.6%인 6569표를 획득했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