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산업이 금융 위기 이후 새로운 제조업 발전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극복과정에서 경쟁국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9일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의 세계수요 확대로 수출이 큰 폭 증가하는 가운데 생산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산업생산활동을 살펴보면 8월 디스플레이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9% 증가해 7월 이후 계속 20%대가 넘는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달에 비해서도 2.6% 증가해 상승세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또한 9월 수출은 29.4% 증가해 3분기 들어 약 30% 전후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발생 이전보다 높은 월간 수출액을 달성했다. 지난달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연말 성수기에 대비한 패널 수요가 늘면서 5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다만 액정표시장치(TV용 풀HD·106.68㎝) 가격은 대만 및 일본 업체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348달러로 전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TV, 노트북 및 모니터의 전반적인 수요회복세에 따른 중국 및 동유럽의 액정표시장치(LCD)모듈 생산기지에 대한 수출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동혁 KIET 정보기기(디스플레이)·전자산업 팀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산업은 작년 2분기까지 대만과 경쟁을 전개해오다 경제위기가 도래한 3분기부터 그 격차가 확대됐다”며 “최근엔 일본까지 추월함으로써 후발자에서 선도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불황기에 호황에 대비한 투자와 차세대 라인에 선제적 투자가 성공을 이끈 주된 요인이라고 서 팀장은 설명했다. 이밖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온 점과 신속한 세대교체로 기술 및 원가경쟁력을 강화시킨 점도 수출을 늘리는데 기인했다고 전했다.
서 팀장은 “다만 디스플레이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중국의 대형 LCD패널시장 진입에 대비한 산업발전 관점의 체계적인 조기대응과 차세대 제품에 대한 시장선점을 위한 기술개발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에서 모두 28조5000억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는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고도화를 위해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최 장관은 “(LCD 패널업계의 중국 투자진출 건의와 관련) 급성장 중인 중국 TV 시장의 선점을 위한 진출의 불가피성은 있지만 공급과잉, 국내 투자 저하,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이전 등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고도화투자 확대, 핵심기술보호방안 및 장비재료 업체 진출기회 제공 등의 보완대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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