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강정원 원톱체제'가 굳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첫 회의 소집이 임박한 가운데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강정원 행장(사진)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KB금융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안에 회추위를 열 계획이다. KB금융 이사회는 현재 20~30명 선으로 구성된 인재풀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
조담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시기를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달 회추위 첫 회의를 열 계획"이라면서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구조를 통해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 열리는 회추위에서 회장 후보 선발기준을 결정하고 후보평가와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다음달로 예정된 정례 이사회에서 후보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KB금융 이사회는 황 전 회장의 사임 이후 조직의 안정을 위해 강 행장의 회장대행 체제를 상당기간 지속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인수·합병(M&A) 등 내년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판단, 차기 회장 선임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최인규 부사장은 "외환은행을 포함해 은행권의 M&A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 한두개를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 행장 역시 지난 2일 국민은행 통합 8주년 기념식에서 ‘큰 것이 작은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먹는다’는 손자병법의 경구를 인용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뜻을 밝혔다.
강 행장이 안정적인 경영으로 금융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사실도 강 행장의 차기 회장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 의장은 회장 선임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압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회장 선임에 대해) 밖에서 도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전 재경부 차관 등 관료 출신이 KB금융의 차기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등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황 전 회장이 사실상 정부의 압력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정부가 차기 회장 선임에까지 입김을 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KB금융이 공모가 아닌 추천 방식을 통해 회장 선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정치적인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예상대로 강 행장이 차기 회장에 선임되면 강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0월까지 강정원 '원톱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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