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확장정책 공조 재확인 시장상황과 미스매치 지속
경제전문가들 본지 설문조사 시장 상황 부합 평가..일부선 '하이퍼인플레' 우려 제기도
국내에서 금리인상 등 선제적인 출구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G20 국가에서 제2의 부양책이 검토중일 정도로 경기회복 지속을 장담하기 어려운 가운데 유독 국내에서만이 조기 출구전략 시행을 바라는 이유는 뭘까.
9일 학계와 민간경제연구소 경기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속에서도 발빠른 출구전략 시행이 필요하다는 본지의 '한국경제 전망 설문조사'를 놓고 경제 전문가들은 많은 관심 표명속에 저마다 바람직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0.6%가 '내년 상반기'를, 31.5%가 '내년 하반기'를 출구전략 시행의 적기로 꼽았다. '2011년 이후'라고 답변한 비율은 13.7%에 머물러 조기 출구전략 시행을 필요하다는 견해가 그렇지 않다는 쪽보다 많았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조사결과가 시장상황과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달지 않으면서도 해석을 놓고는 다소간의 온도차가 감지됐다.
'즉각적인 출구전략 시행'을 요구한 바 있는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충분히 예측가능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G20 국가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0%포인트, 1.1%포인트 각각 상향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시행의 적기로 '2011년'을 꼽았던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조사 결과에 대해 "과도한 통화팽창과 물가 급등을 뜻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현실화 우려를 차단할 것을 주문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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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위원은 "각 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지속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로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게 '제2의 부양논리'"라면서 "세계 경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어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을 지속하고픈 정책당국의 입장과 그 후유증을 선제적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감수할 것이냐는 측과 출구전략을 마냥 늦출 경우 그로 인한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이냐는 당위성이 충돌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 센터장은 "경제학자들 입장에서는 당위성면에서 조기 출구전략을 요구하는게 타당하지만, 눈앞의 현실도 묵과할 수 없는 정치가들 입장에서는 출구전략을 가급적 늦춰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적기 출구전략 시점을 놓칠 경우 발생할 폐해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출구전략 공조를 약속한 G20 회의를 주도하는 게 미국, 유럽"이라며 "이 두 지역의 출구전략 시점과 맞출 경우 자산시장과 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폐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 위원은 "전 세계가 2차 부양책의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통화량의 과도한 팽창으로 결국 물가 급등을 뜻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월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수정 전망에서는 올해 -1.0%, 내년 3.6%로 각각 2.0% 포인트와 1.1% 포인트씩 올렸다. 내년도 성장률도 1.1% 포인트 올라 터키에 이어 2위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G20 국가의 내년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평균 0.5%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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