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추월당한 한국 조선업 "IT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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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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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지난 2000년 수주잔량에서 일본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선 지 10년만이다.

중국의 추월을 허용한 한국 조선업체들은 초대형 유조선(VLCC)·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드릴십(심해 원유시추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활로로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고민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국산화 비율이 높지 않은 것에 있다. 실제로 드릴십 건조에 있어서 최고의 건조 기술 갖춘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핵심 부품인 드릴을 해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쟁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조선과 IT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거칠 것 없는 '중국'

9일 국제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의 수주잔량은 5496만2018CGT(표준화물선 환산 t수)로 한국의 5362만6578CGT를 앞섰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34.7%, 한국이 33.8%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중국 조선산업의 약진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자국 기업에 배를 발주한 외국 선사들에 선박구입비의 최대 90%까지 빌려주고 있다. 또한 중국 해운선사들도 자국 조선소에 발주 물량의 최대 80%까지 몰아주는 주고 있다.

이런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지난달 말까지 신규 수주는 중국이 270만 CGT(점유율 52.3%)로 한국의 164만 CGT(31.8%)를 크게 앞섰다. 척수 기준으로도 중국은 142척을 기록했고 한국은 총 56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STX조선·현대미포조선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점유율 1~5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경계의 시선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일본을 따돌렸을 때도 저가 선박을 중심으로 물량을 수주해 점차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옮겨갔다"며 "중국도 우리의 전처를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IT융합이 절신한 이유

현재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일본 및 유럽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가장 큰 단점은 핵심부품의 저조한 국산화율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IT기술을 조선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태완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조선해양공학과)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쟁국들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조선과 IT융합이 절실하다"며 "이때 융합은 '1+1=1'의 화학적 결합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제는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며 "대형 조선사들과 대학 연구소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조선-IT융합으로 △선박기자재 국산화 및 고도화 △조선소 생산성 향상 △선박의 고부가가치화 △국제적 표준화 선도 및 기술적 우의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조선-IT융합의 범위로는 △건조과정 통합관리(YAN·Yard Area Network) △선박운항통합관리(SAN·Ship Area Netwok) △선박 항해정보 통합관리(e-내비게이션) △선박기자재 IT융합 △조선 전용PLM(제품수명주기관리) 등이 꼽히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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