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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뚝심’ 유감없이 발휘하는 지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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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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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가스 감축, 임투세액공제 등에 산업계 의견 적극 반영

   
 
   ◆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지난 9월21일 실물경제 부처의 장으로 취임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황소 뚝심’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2020년에 BAU(Business As Usual, 통상경영추계방식) 대비 30% 감축키로 최종 확정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와 9월 유엔기후변화회의 등 수 차례의 국제회의에서 “올해 내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산업계는 국제적으로 자국의 산업경쟁력을 고려해 온실가스 감축수준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리만 먼저 강도높은 목표치를 발표하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누 차례 지적해왔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 때문에 실리를 잃을 수 있다며 성급한 목표설정을 반대해 온 것이다.

최 장관은 이 같은 산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감축목표 절대량은 쓰지 않는 대신, 2020년에 BAU 기준으로만 30% 감축키로 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당초의 정부 계획은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절대량 기준으로 2005년 대비 4% 감축하는 방안 및 2020년에 BAU 기준으로 30% 감축하는 것을 병기할 예정이었으나, BAU 기준으로만 30% 감축키로 목표치를 완화시킨 것이다.

BAU 기준으로 30% 감축하겠다는 것은 향후 경제성장률, 유가 등 객관적인 경제상황이 변동될 경우 배출전망도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절대량 기준으로 감축 목표치를 정하는 것과는 상당한 의미 차이가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만일 이번에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최경환 장관의 역할이 없었다면 BAU 대비 감축방식과 2005년 대비 -4% 감축하자는 절대량 감축방안이 병기됐을 것”이라며 “산업계에서 요구한 것을 장관께서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인 결과”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확정한 이번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경제성장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가 당분간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만 높은 목표를 정할 경우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감축량을 설정해도 산업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이 대통령도 ‘맞는 얘기’라며 온실가스 감축추진에 경제부처 역할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현재 재정부 장관 주재하에 매주마다 열리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바꿔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을 점검하고 평가하도록 지시했다.

최 장관의 이 같은 '황소 뚝심'은 임시투자 세액공제 폐지 문제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09 세제개편안에서 지난 ‘82년부터 운영해오던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를 내년부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계가 임투세액공제를 폐지하면 기계∙플랜트 등 설비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며 폐지를 한 목소리로 반대하자 실물경제를 관장하는 최 장관으로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그는 최근 각종 행사에서 “임투세액공제를 올 연말에 일시에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회, 재정부 등 관계당국과 협의해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잇따라 밝힌 바 있다.

결국 임투세액공제 폐지가 이래저래 어렵게 되자, 정부는 임투세액공제를 업종별, 지역별, 기업규모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

즉 중소기업과 지방투자 대기업에 대해선 임투세액 공제를 1년간 연장하고, 현재10%(수도권 3%)인 세액공제율도 5∼7%로 줄이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와 관련, 국무총리실의 고위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산업분야에서 제일 먼저 나왔고, 이 같은 우려를 최대한 반영해 감축목표치도 BAU 방식으로 쓰기로 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최경환 장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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