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71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조원(2.2%) 증가했다.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전체 가구 수(1691만7000가구)로 나누면 한 가구당 4213만원씩 빚을 진 것이다.
추계 인구 수(4874만7000명)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462만원이 된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75조6000억원으로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사와 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 거래인 판매신용 잔액은 37조2000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면서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인 셈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9월 이후 DTI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적용된 데다 일부 은행이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영향으로 증가폭이 2분기 8조2000억원에서 3분기 4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액이 7조1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주택용도 대출이 전분기의 47.8%에서 50.8%로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소비와 기타 용도 비중은 52.2%에서 49.2%로 하락했다.
만기구조는 1년 이상 10년 미만의 비중이 57.1%에서 49.5%로 하락하고 10년 이상의 비중은 25.4%에서 31.9%로 상승하는 등 대출 만기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2분기 2조9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DTI 규제 강화로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지자 비은행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며 "10월부터 DTI 규제가 2금융권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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