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의 천사는 불황도 비켜간다." 전대미문의 경기침체로 고용불안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간호사가 미국에서 불황에도 끄떡없는 직업 1위에 올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3일(현지시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교육이나 의료서비스 분야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불황도 비켜가는 직종 톱 10을 선정했다.
상위에 오른 직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의료서비스업이다. 1위에 오른 간호사는 평균 5만5000~9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며 불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5위에 오른 전문 치료사(therapist)도 평생직업으로 손색없다. 평균 연봉은 최고 7만5000 달러에 이른다.
경기침체 속에 의료서비스업이 각광받고 있는 데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덕이 크다. 호황 속에 최고의 소비력을 자랑하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간병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만 2만9000명이 의료서비스업종에 새로 취업했다. 또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말 이후 같은 분야에서 새로 난 일자리는 59만7000개에 달한다.
불황을 모르는 직업 2~3위는 일용직인 매장직원과 미국 화물운송 및 택배회사인 UPS의 택배기사 보조가 차지했다. 올해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여는 연말 쇼핑시즌이 다가오면서 소비재 기업들과 택배회사들은 임시 직원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직인 만큼 감수해야 할 몫도 적지 않다. 포브스는 매장 임시직원이나 택배 보조가 되려면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기간인 이달 말 블랙프라이데이에 몰려드는 고객들을 웃는 얼굴로 대할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UPS의 임시직 급여는 시간당 평균 9.5 달러로 높은 편이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위기로 인기가 급락했던 금융 관련직에 대한 수요가 다시 높아지면서 금융상담가와 금융애널리스트도 각각 4위와 10위에 올랐다. 온라인 취업사이트인 볼트닷컴(vault.com)의 야자드 다랄 북미영업 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금융업계는 시련을 겪었지만 최근 금융기업들은 인력 확보에 나서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업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판매 및 마케팅직(6위), 한 사람의 고객도 놓치기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고객서비스 상담직(7위), 기업의 재정상태를 최고재무관리자(CFO)에게 보고하는 회계감사직(8위)과 회계사(9위)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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