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해야 지방 저축은행이 살아난다"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비과세 상품 판매를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주 회장은 저축은행 업계 양극화 해소를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주 회장은 "같은 서민금융기관이지만 저축은행은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에 비해 자금 조달 능력이 약하다"며 "자금난에 시달리는 지방 저축은행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비과세 상품 판매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과세 상품 판매가 가능해지면 지방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높아져 업계 양극화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지방을 순회하며 저축은행장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며 "다른 서민금융기관과 수신금리는 비슷하지만 비과세 상품을 팔 수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할지 여부는 지난 30년간 논란이 거듭돼 온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저축은행권에 유리하다.
지난 18일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 등 10여 명은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기획재정부 등 관련 당국도 저축은행 활성화를 위해 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주 회장은 "현재 국회에 상정돼 다음주부터 논의가 시작된다"며 "다른 금융 권역의 견제가 심해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주 회장은 저축은행의 여신업무 확대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지방 경기가 워낙 안 좋아 대출 수요가 소진된 상황"이라며 "수신도 중요하지만 수익으로 연결되는 여신 확대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저축은행과 자주 소통했던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어려움도 충분히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 회장은 최근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각 부서를 팀제로 개편하고 2~3급 차장을 팀장으로 승진시켰다.
중앙회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인 주 회장이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협회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며 "젊은 관료 출신인 주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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