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방침'에 대한 입장 표명을 계기로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대해 "세종시 수정에 대한 새로운 논리나 근거가 없었다"며 평가절하한 반면, 친이계는 "이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로 세종시 수정의 진정성을 확인했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29일 모친인 고(故) 육영수 여사 탄생일을 맞아 충북 옥천을 방문함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입이 주목받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충청권 방문은 올들어 처음이고, 수정에 반대하는 충청권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탄신제'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정우택 충북지사, 한나라당 허태열·송광호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전·충남 친박계 인사들도 대거 운집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현지에서 수정 반대 의사를 거듭 밝힐 경우 여권 내부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밝힌 세종시 수정 의사에 대해 "할 말을 이미 다 했고,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9부2처2청의 정부기관이 세종시에 원안대로 이전하고, 필요하다면 자족기능이 보완돼야 한다는 기존의 '원안+α'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청와대가 직접 나서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설득할 것"이라고 밝혀 여권 내 의견 통일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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