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의 성격을 기존의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에 3000명 규모의 기초과학연구원과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유치될 전망이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30일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3차회의를 열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세종시 유치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이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을 방문해 "대덕·오송·대전과 연계한 중부권 신성장 클러스터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투자규모는 2015년까지 총3조5487억원에 달한다.
200만㎡ 사업부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대형 연구 및 분석 장치인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같은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이 될 기초과학연구원은 장기적으로 5개 연구단 3000명 규모로 조성된다.
각 연구단에는 연간 최대 10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중이온가속기는 원자보다 작은 펨토(1000조분의 1)수준의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거대과학장치다.
이를 통해 우주의 근원, 신물질, 에너지, 환경, 의료분야 등의 연구에서 성과를 낼 수 있어 유수의 과학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해외 석학과 국내의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도 살기 편리한 여건이 갖춰진 매력적인 정주환경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국제학교, 우수 중·고교 등 교육환경, 문화·예술환경 등을 고루 갖춘 유비쿼터스 신도시를 지향하며, 녹색기술의 테스트베드(Test-bed) 기능이 구현된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정부 부처를 이전하는 대신 대덕 연구개발(R&D) 특구·오송·오창의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의 연계, 우수대학 및 첨단연구소 등 과학을 접목시킨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관합동위는 다음달 7일 예정된 4차 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세종시 원안과 발전방안에 대한 비교분석 결과를 보고받고 이르면 이날 발전방안 초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초안 마련 이후에는 이들 3개 연구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종합 공청회 등을 열어 다음달 중순께 최종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세종시 발전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부 입장의 진정성이 아직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조속한 대안 마련을 강조해 수정작업은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정·청은 '대통령과의 대화'로 여론이 반전됐다고 평가하고, 대대적인 대국민 설득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정부가 세종시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전방위 설득 작업을 통해 세종시 수정 여론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세종시 등에 대한 지지여론이 높아진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생각에 단초를 열어준 계기"라고 평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대통령과의 대화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세종시와 4대강사업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소통을 강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국민과 충청도민 모두 반대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빠른 시간 안에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국민과 충청도민이 찬성하는, 윈윈(win-win)하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대답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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