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이스트만 코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LG전자 등 LG 계열사들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는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수적인 경영문화를 갖고 있다. 최근 하이닉스의 가장 유력한 매수주체로 떠오르고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 역시 이러한 문화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그룹이 코닥의 OLED 사업 인수에 나선 것은 해당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 진영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를 설립하고, 프리미엄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AMOLED를 채용하며 발빠르게 AM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올해 LED TV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화두였다면 다음 차례는 AMOLED라는 말이 정설일 정도로 해당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해당 산업에서 LG는 한 발 뒤쳐져 있었다. 때문에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이를 단번에 만회할만한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코닥의 OLED 사업 인수다.
코닥은 OLED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OLED 시장이 어느정도 성숙하면 특허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코닥은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OLED 기술관련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LG전자를 제소한 바 있다.
LG 진영은 이번 OLED 사업 인수를 통해 이같은 특허 논쟁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특허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향후 OLED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3.5세대 AMOLED 라인 구축에 1000억원의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OLED 사업에 날개를 단 것.
이번 매각과 관련해 매각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말까지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후발주자였던 한국전자산업은 원천특허와 관련해 치명적 약점이 존재해 선발업체와의 특허분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며 "이번 인수로 한국 전자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