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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의 협상 현장에서 수주 낭보를 전하고 28일 서울 계동 본사로 곧장 출근한 김중겸(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상기된 표정 속에 환하게 웃었다.
김 사장은 지난주 초 (한전으로부터)UAE 출장 동행의 통보를 받았으나 현지에서 수주 확정 통보를 받을 것으로 100% 확신은 못했다고 수주현장의 뒷얘기를 밝혔다.
그는 원전 사업은 기획에서 수주결정까지 보통 10년이 걸리지만 이번 UAE는 3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빨리 진행됐고 UAE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와 영접하는 것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전 수출이 국내 제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에서 플랜트 공사를 수주해도 대부분 기자재는 외국에서 갔다 쓸 수 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국산제품으로 조달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원전 수주 자체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고 기자재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조달 가능할 것"이라며 제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70년대 중동 건설에서 고생했지만 실제 외화가득률은 30%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원전은 외화가득률이 70%를 넘을 뿐만 아니라 자본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공사 집중으로 인한 인력 조달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1ㆍ2호기가 토목건축공사가 거의 마무리 돼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면 가능할 뿐만 아니라 UAE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는 신고리 3ㆍ4호기 공사도 거의 마무리되기 때문에 순환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터키나 핀란드 요르단 등 추가 원전 건설 수주 가능성에 대해 김 사장은 결국 자본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AE는 석유를 바탕으로 재원이 풍부하지만 핀란드 등 나머지 국가들은 그렇지 못한 만큼 언제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김 사장은 아울러 이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원전사업부' 신설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래 전 부터 원전 사업에 대해 고민해왔다는 김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 취임 이후에 원전 관련 부서 인력은 단 한 명도 정리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원전 관련 일이 늘어나는 만큼 전담 부서 신설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수주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도 강조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내 원전 12기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직에 있을 때 수주했거나 시공했을 정도로 원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이 것이 큰 힘이 됐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일반 기업에서도 CEO가 움직여야 하부 조직이 좀 더 열심히 하는 것 처럼 대통령이 나서면서 일의 속도가 빨라졌다"며 "대통령이 직접 공기 단축 가능성까지 확인하는 등의 관심이 이 같은 결실로 맺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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