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신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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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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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세를 불리며 단기간에 국내 10대 기업으로 성장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건전성 악화에 시달리며 결국 구조조정을 거치게 됐다.

금호그룹은 30일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함에 따라 채권단 주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게 됐다.

또한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과 그룹의 중추인 아시아나항공도 '자율협약'을 통해 자율적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대우건설도 산업은행의 사모펀드(PEF)에 매각될 전망이라 그룹 내 핵심 계열사 모두가 채권단의 칼날에 시달리게 됐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은 채권단 회의를 통해 75% 이상이 동의해야 진행된다. 그동안 주채권 은행인 산은과 우리은행 등은 이들 기업의 워크아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금융권 부채 2조원과 1조6000억원은 동결되고, 필요한 경우 긴급 자금 지원도 이뤄진다. 채권단은 두 회사의 재무상태와 자산 등을 실사해 3개월 안에 경영정상화 약정을 맺게 된다.

금호그룹은 이들 기업의 지분을 출자전환하게 된다. 이럴 경우 주주의 지분은 감소하고 채권단 지분은 늘어나 경영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간다.

대우건설은 산은이 PEF를 통해 지분 50%+1주를 인수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원인으로,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인수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4조원 가량의 풋백옵션 행사가를 지불해야 했다.

또한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금호생명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채권 은행들은 금호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비업무용 부동산과 비주력 계열사 매각, 인력과 비용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초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됐던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맺는 수준으로 협의가 결정됐다.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경우 그룹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갈 수 있어 금호그룹의 반발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은 채권은행과 기업 간 협의회 소집 통보 즉시 채권 행사가 유예되는 등 기업촉진법 내용이 대부분 포함되며 특정 강제적 규제없이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구조조정 정도가 약할 경우 채권단이 다시 워크아웃으로 입장을 선회할 수 있어 금호그룹이 인력 구조조정, 경비 절감 등 강력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통운은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오남수 금호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대한통운 매각은 다른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구조조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매각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박삼구 명예회장 등 금호그룹 오너가 보유 주식 등 사재를 출연하게 된다. 채권단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경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사재 출연은 박 명예회장 등 오너들이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금호측은 오너일가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출연하겠다는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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