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정 박사의 미래탐험]맞춤 의학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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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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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에 착수된 인간게놈(Genome) 프로젝트는 인류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해답을 찾고 자 시작한 유전자 지도 작성 연구였다. 게놈(유전체)은 유전자와 염색체의 합성어인데 유전자 정보를 담은 23개의 염기쌍 서열에 따라 생명체의 특성이 달라진다.

개인유전체 정보는 DNA를 구성하는 네 가지(A·T·G·C) 염기의 서열 30억 개로 이뤄진 방대한 데이터로 그 서열을 상세하게 분석하는 일은 당시의 과학기술로는 벅찬 일이었다. 그래서 1990년에 착수하여 13년 만에 발표된 유전자 정보도 일부만을 완성한 것이었다. 2000년대 초엽만 하더라도 한 개의 인간게놈 서열을 알아내는 데 30억 달러의 비용과 적어도 5년의 시간이 걸렸다.

금년 초에 국내 모 중소기업이 아시아 최초로 상용화된 인간게놈 해독 서비스를 착수했다. 생명현상의 가장 핵심인 유전자와 그 변이가 일으키는 질병 가능성, 유전, 신체특징, 건강 등 종합적인 유전정보를 분석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당뇨, 치매, 고혈압, 성인병 등 50가지 유전질환에 대해 유전적 위험도를 알려주는 질병 중심 유전정보와 이를 근거로 평생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데 한 사람 당 비용이 약 1억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 주 국내를 방문한 미국의 한 생명과학 기기·시약업체의 회장은 “3년 뒤에는 한 시간 안에 개인유전체 정보를 모두 알 수 있고, 그 비용도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신의 DNA 염기서열을 USB 메모리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오는 2012년이면 개인 유전체 해독비용 100달러 시대가 열릴 전망"이라고도 한다. 엄청난 과학발전의 속도를 느끼게 한다.

사실 약을 처방하는 일은 어렵다. 허가된 의약품이라 해도 모든 사람에게 100% 적용되지도 않고 100% 치료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것은 사람들 마다 유전적 형질이 다르고 약물이 작용하는 효과나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의 처방약을 조절하는 데 평균 4종의 다른 약을 바꿔 본다고 한다. 사람마다 알맞은 투약조건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환자의 20내지 40%는 처방약이 잘못되거나 복용량이 잘못될 수 있다고 한다.

유전자 정보는 어떤 질병들이 우리에게 발생할 지를 알려준다. 어떤 식단이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될 지도 알려준다. 의사에게는 어떤 약물을 사용하면 질병을 낫게 할 수 있을 지를 알려준다. 개인의 식습관, 운동습관, 오염, 작업환경, 성별, 질병, 알코올, 복용약, 나이 등 환경정보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정보를 결합하면 개인별 형질정보가 만들어 지며 이는 개인별 건강을 추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는 또 개인별로 건강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 지 알 수 있게 한다.

앞으로 건강관리시스템은 단순히 의료기록의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개인 별 수십억 개에 이르는 유전자 정보를 손쉽게 저장하고 다룰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 필요하게 된다. 의학이 정보과학의 영역이 된다. 인간게놈을 신속하게 분석하는 기술과 함께 DNA 서열이 개인 별 약효 특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유전자 군 별로 어떤 약품을 투약해야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한 연구 등이 발전되어야 정확한 맞춤투약이 가능해 질 것이다.

제약업계는 유전자 별로 특성화된 약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고, 의학계는 환자 별 투약 조건에 대한 많은 사례 연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행복한 점은 앞으로 10년 내에 우리는 개인 맞춤의술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유전자 분석을 하면 평생 건강보전과 각종 질병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피 한 방울이면 2,500여개 단백질을 측정할 수 있고 질병 뿐 만이 아니고 건강에 관련된 인체 각 기관들의 단백질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세포 하나만 분석해도 리보핵산, 단백질, 신진대사물질 모두를 송두리째 알게 된다. 사람이 태어난 이후 성장하고 나이를 먹어 가는 동안에 주변 환경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아 유전자 정보가 변하는 지를 추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추적이 질병의 원인과 결과에 어떻게 연관되는 지를 밝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건강 예측, 개인 맞춤진단, 그리고 개인 예방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오래 살 수 밖에 없는 맞춤의학 시대가 온다.

   
 
 

<미래탐험연구소장 / 공학박사>
 2040ironm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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