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그리스, 섬까지 판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빚더미에 올라 앉은 그리스가 결국 채무 상환을 위해 섬을 내다 팔 상황에 몰렸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세계적인 관광지인 미코노스섬 국유지 가운데 약 3분의 1을 매물로 내놨다. 그리스는 이 지역에 고급 관광단지를 조성할 큰손을 찾고 있으며 로도스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지의 투자자들이 지중해 관광지로 개발할 물건을 찾고 있다.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부호 아브라모비치도 로도스섬을 노리고 있는 이들 가운데 한명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그리스의 이런 절박한 조치가 지난달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후 나온 것으로 민간 소유의 섬 시세를 감안하면 섬 매각 또는 장기 임대가 그리스의 재원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또 그리스의 섬 매각 조치에는 인프라 건설과 치안 등 섬 개발 자본을 끌어들여 일자리와 세원을 발굴하기 위한 의도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에는 약 6000개의 섬이 딸려 있으며 이중 유인도는 227개뿐이다.

마키스 페르디카리스 그리스 도서 부동산국장은 "국민의 소유인 섬을 휴양지로 팔아야 한다는 게 슬프다"면서도 "경제개발과 인프라 건설을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현재 철도와 상수도 서비스 매각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재정 확충이 절박한 실정이다. 파업으로 국가가 거의 마비되고 헤지펀드들은 부정적인 전망에 투자하고 있는 등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이웃 독일 정계는 조기 지원을 결정하기보다는 섬과 유적, 예술품을 팔 것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 3월 독일 기민당(CDU) 조세프 슐라르만 의원과 보수연정 파트너인 자민당(FDP)의 프랑크 섀플러 의원 등은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섬이라도 팔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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