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월드컵 시즌이 도래하면서 뜨거워진 응원 열기만큼 월드컵 관련 상품들의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응원 참석자의 필수품목이라 할 수 있는 붉은색 티셔츠와 치킨, 맥주 같은 먹거리뿐 아니라 전국의 치킨집과 호프집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판매율이 높아진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콘돔이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 콘돔 판매량은 평균 28%가량 증가했으며,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은 평일 대비 100~300% 가량 판매율이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콘돔 판매량과 함께 대규모 거리 응원이 진행되는 서울시청, 강남 영동대로 등의 주변 숙박업소는 일찌감치 예약이 완료되었다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듬해인 2003년 봄에는 출산율이 10% 정도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명 ‘월드컵 베이비’라 불리는 출산붐이 그 이유인데, 올해 역시 우리 나라 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 확정되면서 ‘제2의 월드컵 베이비붐’이 일 것이라는 추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0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8년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2004년 이후 5년 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렇듯 낮아진 출산율 속에서 ‘월드컵 베이비붐’은 그야말로 마른 땅을 적시는 단비 같은 기쁜 일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는 분위기에 휩쓸려 피임 없이 성관계를 가지거나 피임지식이 부족하여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하룻밤 로맨스로 이뤄진 관계에서 계획에 없던 임신이 된 경우에는 임신중절이라는 불운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의도치 않은 임신은 임신을 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아이 모두에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 되기 쉽다. 임신 중절은 시술을 받은 당사자의 신체적 측면 뿐 아니라 심리적 측면에서도 평생 잊지 못할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월드컵을 맞이하여 열띤 응원으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지만 들뜬 기분으로 두고두고 아프고 후회할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개방되는 수준에 맞춰 그만큼 피임에 대한 상식 역시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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