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머니IQ 높이기] 부동산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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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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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어머니 생신을 맞아 동생네 식구까지 모처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모임에서는 유독 부동산을 주제로 많은 대화가 오갔다.

"양주에 있는 아파트가 팔려야 서울로 이사를 올 수 있죠. 오늘 답사를 하러 지난해 마련한 미아리의 아파트에 가봤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원래 대출이자 때문에 둘 중에 하나는 무조건 판다고 생각했는데 양주의 아파트가 먼저 팔렸으면 좋겠어요."

"그건 그렇지. 남편 직장이 서울이라 출퇴근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생활 편의시설이나 아이들 학교 문제도 그렇고…"

이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내용은 없다.

제수씨와 어머니의 짧은 대화 내용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까, 가격이 얼마나 오를까였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존 아파트를 처분해 대출이자 부담에서라도 벗어나고자 하는 주택 소유자들이 늘고 있다.

물론 역세권에 있고 주변에 편의시설 및 교육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은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듯 하다.

필자는 가끔 부동산 상담을 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그 아파트를 왜 팔려고 하나요? 남편 출퇴근에 문제가 없다고요? 주변에 백화점이나 할인마트도 있고 아이들도 다 커서 교육 환경에 신경을 쓸 필요도 없잖아요. 경비원이 아파트는 잘 지키죠? 온수도 잘 나오죠? 그럼 그냥 사세요. 뭐하러 자꾸 옮기려고 하세요."

아파트를 몇채씩 가지고 있다고 하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을 볼 때면 이렇게 반문한다.

"대출은 얼마나 있으신데요?"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는게 능사인 시대는 지났다.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면서 출퇴근이나 자녀들 등하교에 큰 불편이 없으면 최고다.

부동산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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