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국내에서는 소위 ‘오픈카’로 불리는 컨버터블·카브리올레 모델. 언제나 매력적이다. 가격이 좀 비싼 게 흠이지만 압도적인 ‘스타일’ 앞에서 수긍할 수 밖에 없다. ‘뚜껑’을 열고 ‘도심 속 질투어린 시선’을 느낀다든지, 교외의 맑은 공기를 뚫고 가는 기분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다.
지난 8월 30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마리나 제페’에서 처음 만났던 ‘볼보 C70 컨버터블’을 최근 도심에서 다시 만났다.
시승한 모델은 정열적인 ‘플라멩고 레드 메탈릭’ 색상, 눈꼬리가 길면서도 쳐진 듯한 헤드램프, 우람한 듯 조신한 차체는 강해 보이면서도 귀여운 인상을 준다. 3단으로 접히는 ‘하드탑’은 덮혀 있으면 단순한 2도어 쿠페 처럼 보이지 엶과 동시에 지중해 해안도로에서 튀어나온 듯한 컨버터블 그 자체다.
넓직한 앞좌석(모든 컨버터블이 그렇듯 뒷좌석은 좁다. 어디까지나 비상용)에 앉으면 깔끔한 배기음이 운전자를 반긴다.
2500cc의 직분사 터보 엔진에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 언뜻 보면 폭발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넓은 1500~5000rpm 영역대에서 최대토크를 기록하며 언제든 튀어나갈 듯한 힘을 보여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7~8초. 기어트로닉 자동 5단을 수동 모드에 놓고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더 짜릿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연비는 L당 9.5km. 만족스럽진 않다. 단 이 차를 타면 그런 ‘사소한 일’은 금방 잊고 만다.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를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각종 첨단 안전 시스템도 다양하게 탑재돼 있다. 가장 직관적으로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 기능이 눈에 띈다. 이 기능을 켜면 차가 옆 사각으로 올 때마다 불이 들어온다. 눈만 뜨고 있으면 옆차와 부딪히긴 힘들어지는 셈이다.
그 밖에도 현재까지 상용화 된 거의 모든 안전 기술이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컨버터블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측면보호 시스템(SIPS), 전복보호 시스템(ROPS)도 탑재됐다.
추운 날씨에 오픈하고 달려도 보기보다 춥지 않다. 전자식 온도조절 장치(ECC)의 성능은 우수하다. 12개 스피커의 돌비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덤이다.
가격은 부가세포함 6990만원.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8790만원), BMW 3시리즈 컨버터블(7600만~9140만원), 아우디 A5 카브리올레(6920만~7220만원) 등 다른 유럽 모델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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