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애국위생회(愛國衛生運動委員會)가 2009년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후만 해도 시내 70%의 공공장소에서 금연이 실시됐다.
당시 시내에서 모두 1020개의 식당이 금연식당으로 지정됐고, 218개의 병원이 금연병원으로, 66만대의 택시가 기본적으로 차내금연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년 뒤인 지금 상황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시내 대형 상가는 물론 유명 식당들조차 ‘금연’이라는 표지만 덩그러니 붙여 놨을 뿐 흡연과 금연구역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애국위생회 류쩌쥔(劉澤軍) 주임은 올림픽 때의 금연효과를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소형 식당들은 아예 재떨이를 갖추고 흡연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위생국이 최근 시민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34.3%가 흡연자였다.그 중 남성이 60.2%, 여성이 4.8%로 남녀 모두 2002년의 조사결과보다 높게 나타났다.
베이징시는 1995년 ‘공공장소 금연범위에 관한 약간의 규정’을 제정하고 규정을 위반하는 단위에는 1000~5000위안까지, 개인에게는 10위안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5~6년간 단한건의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홍콩의 경우 금연위반자를 범죄인으로 취급해 최고 5000 홍콩달러를 부과할 수 있다. 만일 단속원의 신분증 제시요구를 거절할 경우에는 약식재판을 통해 최고 1만 홍콩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 따라 홍콩의 성인 흡연율은 11%로 낮아졌다.
현재 베이징시 인대(인민대표대회)는 상하이시의 관련규정을 참고해 입법을 준비 중이다. 상하이는 개인이 금연규정을 위반한 경우 200위안 내외, 단위 위반의 경우에는 1만 위안에서 최고 3만 위안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였다.
(베이징 = 이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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