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해말 새해 예산안 및 쟁점법안 강행처리와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5일 처음으로 사과했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 의장실에서 민주당 박지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의 항의방문을 받고 "합의가 안돼서 그런 것 아닌가"라면서도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데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또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국회는 여야가 합의해서 운영하는 기구인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간에 쫓기고 기한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좋지 않은 결과라는 것은 분명히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3당 원내대표들은 박 의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번 날치기로 박 의장은 의장으로서 직무를 일탈했고 정치 대선배로서 불명예스러운 일을 행했다"며 "국회 권위를 위해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박 의장이 "내가 야당 원내총무일 때 여당에서 사흘 동안 수백건 날치기한 적이 있었지만 그땐 (여당측에서) 얘기하지 않았다"고 하자 "유신시대에 한 독재를 지금 하자는 것인가"라며 따졌다.
그는 또 박 의장이 6일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알제리와 크로아티아 공식 방문에 나서는데 대해 "무리한 국회 운영에 대해 아무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나라가 구제역으로 비상사태에 있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을 데리고 외유를 나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의원들이) 어렵게 시간을 냈다고 해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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