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구제역 대책 관련 긴급 관계 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귀성객 이동에 따른 구제역 추가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구제역대책 관련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다음 달 설 연휴가 길다. 연휴 때 인구이동이 많을 텐데 (구제역 확산에 대한) 치밀한 대비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설 연휴엔 국내는 물론, 국외로도 대규모이동이 불가피하다”며 해외여행객에 의한 구제역 전파가능성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 써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연간 1500만명이 (해외에) 나가고 800만명이 (국내로) 들어온다. 여행객이 늘면 검역만으론 (구제역 전파를 막기) 어렵다”며 매년 구제역이 발생하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 대한 여행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당장의 대책도 필요하나 항체(백신 접종)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내년엔 (구제역)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구제역 방역과 살 처분 소·돼지의 매몰 작업에 공무원은 물론, 수의사 및 대학 수의학과 교수·학생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해 “사명감 없인 못할 일이다”고 격려한 뒤, “매몰지역 침출수 유출을 주민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만큼 허점이 없도록 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주재 긴급 관계 장관회의가 국가안보나 경제 관련 사안이 아닌 일로 소집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며 “그만큼 대통령이 구제역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이날 이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은 양복 정장이 아닌 민방위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지난해 11월28일 경북 안동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뒤 40일이 돼서야 ‘긴급’ 회의를 소집한 건 ‘뒷북 대응’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홍 수석은 “혹한기에 구제역이 확산돼 국민의 걱정이 많은 만큼 방역·예방활동에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 축산농가 피해 등을 가급적 빨리 해소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8일까지 125만마리, 15일까지 125만마리, 30일까지 400만마리분 등 총 650만마리분의 구제역 백신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보고했다.
회의엔 이 대통령과 유 장관 외에 윤증현 기획재정부·김관진 국방부·이만의 환경부·이재오 특임장관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홍 수석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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