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 전원이 10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사실상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 같은 의견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에 청와대는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뒤 다시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당 지도부 의견에 대한 진의 파악에 나서는 한편,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정 후보자가 임 실장의 경동고 선배임을 들어 “정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인사 실패’의 후폭풍이 임 실장 등에게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섣부른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에도 정무라인을 통해 한나라당과 비공식 접촉을 갖고 정 후보자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당·청간엔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견해차가 커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간담회를 열어 “어제(9일)까지만 해도 (정 후보자에 대해) 이러저런 걱정을 많이 하는 수준이었다”며 “이렇게까지 상황이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청문회 준비를 위해 이날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한 정 후보자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부적격’ 의견을 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알았다”고만 한 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당에서 표면적으론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결국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에서 ‘사인(신호)’이 나와야만 정 후보자 본인도 (거취 문제 등에 대한) 결심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