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기업들마다 구인에 나서고 있지만 예년보다도 사람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구인난 현상은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성을 더해 이제는 노동력 공급 불균형이 폭발 직전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이다.
구인난은 이제 창장(長江)삼각주나 주장(珠江)삼각주 등 동남부 연해지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안후이(安徽), 허베이(河北)성 등 내륙지역은 물론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산업 전반이 구인난에 빠져들고 있다.
광둥성 둥관(東莞)의 최대 인력시장인 즈퉁(智通)인재시장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2월 이후 매주 평균 8-9천명이 이곳을 찾는데 이는 전년보다 1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전체적으로는 30%이상의 노동력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구인난은 우선 제조업체의 수출물량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금년 들어 창장삼각주와 주장삼각주 등 제조업 밀집지역은 너나 할 것 없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주장삼각주에 있는 기업의 60%가 금년 들어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남부지방의 계속되는 한파와 물가문제도 인력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춘제 이후에도 인력난이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사회과학원 인구소 차이팡(蔡昉) 소장은 “구인난은 결국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관계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근본 원인은 노동연령인구의 감소”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이제 저(低)생육의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농촌의 노동연령인구의 증가율도 크게 둔화됐다”면서 국제금융위기 이전부터 농민공(農民工) 감소현상은 나타났으며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인난 현상은 이제 내륙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광시(廣西) 난닝(南寧)의 한 전기제품회사는 지난 12월부터 200여명의 직공이 이미 귀향했다며, 춘제 전까지 약 20%가 고향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2월 말이나 돌아올 전망이다.
종합적으로는 기술수준이 낮고 부가가치가 적은 장식업, 전기전자, 완구, 제화 및 철물(五金)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인력난이 더 심각하다. 그러나 이제 식당, 호텔, 배달, 가사 등 서비스업에서도 인력난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인난은 필연적으로 임금에도 영향을 준다. 한 인력관리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에 87.3%의 기업이 임금을 인상했으며 올해도 89%의 기업이 임금을 올릴 계획이다.
“신(新)노동법 시행 이후 최저임금이 매년 큰 폭으로 인상되고, 단체교섭을 통해 사회보험 등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크게 개선되는 일은 환영할 만하지만, 인력난까지 겹쳐 이제 ‘사람 구할 걱정 없던 시대’는 본격적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한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 임원의 푸념이다.
(베이징 = 이필주 특파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