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건설경기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빅5' 건설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신규 수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특성상 향후 3~4년치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이들 5대 건설사의 향후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신규 수주 총액은 62조62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9년의 57억3065억원보다 무려 5조3142억원(9.3%) 늘어난 것으로, 일감 확보가 가장 중요한 건설업 특성상 향후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5대 건설사의 수주 잔고도 154조656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의 수주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이 약 18조3555억원으로 지난 2009년 대비 약 17%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달상했다. 수주 잔고도 38조4986억원에 달해 40조원에 육박했다.
GS건설도 지난해 14조105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며 전년(12조8615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토목부문은 좀 부진했지만 그룹사 물량이 많았던 건축부문과 새로운 공종 등으로 영역을 넓힌 환경 및 플랜트 부문의 수주가 목표치를 넘어섰다. 올해도 중동 등 해외지역 플랜트를 중심으로 수주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은 2009년 7조223억원 수주에서 지난해 8조795억원으로 1조원이 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림산업의 수주 잔고는 20조1422억원으로 5대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적었다.
지난해 주택 미분양 관련 대손충당금 등의 실적 반영으로 362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대우건설은 2009년과 비슷한 11조6966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수주 잔고는 35조3484억원으로 현대건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신규 수주는 지난해 10조3841억원으로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수주가 늘었음에도 국내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지난해 대형 건설사의 경영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며 “하지만 올해는 주택시장 개선과 해외건설공사 발주 증가 등으로 신규 수주가 작년보다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수주는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건설업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는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액은 103조2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어들며,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발주부문별로는 공공이 전년 대비 34.6% 줄었으며 민간은 7.9% 늘었다. 또 공종별 수주액은 토목과 건축이 각각 23.6%, 4.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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