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영수회담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이번 주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여야 영수회담을 가진 뒤 협의를 거쳐 국회 등원을 결정토록 하겠다는 게 박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 측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지난 12.8 예산안 파동에 대한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날 등원 여부를 놓고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근본적인 인식차를 드러낸 지 하루 만에 또 다시 자중지란을 번복한 셈이다.
이처럼 민주당 ‘투톱’(손학규-박지원) 공조가 흔들리는 것은 향후 정치 일정과 민주당 내 역학구도를 둘러싼 이들의 노림수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박 원내대표로서는 이번 국회에서 일정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반면 손 대표로서는 지난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반발, 긴 장외투쟁 끝에 등원했다가 지도력에 상처만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는 열려야 하며 이유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다. 조건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일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여야를 떠나 정부를 상대로 따지고 점검해야 할 게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 여야 영수회담 개최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연말에 (청와대에) 필요성을 건의했고 청와대에서 긍정 추진하겠다는 반응이 있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영수회담이 국회 개회의 조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회담을 열고 국회 정상화 여부를 놓고 논의했다.
민주당은 ▲구제역을 비롯한 전세난, 물가, 청년일자리 등 4대 민생대란에 대한 국회 차원의 특별대책기구 구성과 ▲예산안 수정안 상정 및 논의, ▲예산 및 법안 날치기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40여개 민생법안 처리와 함께 국회 차원의 개헌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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