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당초 3월 말 최종입지를 발표할 계획했던 국토해양부는 "입지평가를 내달 말까지 끝내겠다"며 입지선정발표에 대해서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국토부가 최종 입지 선정 후 탈락한 지자체의 반발 등 ‘후폭풍’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국토부에 따르면 당초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은 내달 말까지 입지 평가를 거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중 한 곳이 선정되거나, 기존 김해공항의 확장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입지평가위원회에서 평가지침과 평가요소를 만들고 있으며, 이 게 완료되는대로 평가단을 구성해 현장실사를 거칠 예정이다. 현장 평가단은 입지평가위원회와는 별도로 구성되며, 평가단의 각 항목별 평가와 입지평가위의 가중치 부여에 의한 점수에 따라 최종 입지가 확정된다.
예정된 입지선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신공항 입지 후보인 가덕도 유치를 희망하는 부산시와 밀양에 신공항 유치를 지지하는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지자체는 자체 플래카드와 방송광고를 통해 여론몰이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 측은 “밀양에 공항을 만드려면 산을 깎는 등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 재앙도 우려된다”며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울산·경남 측은 “영남권의 중심부인 밀양에 신공항을 만들어야 가장 효율적”이라며 “영남권 1300만 주민의 절대 다수가 밀양 신공항을 원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도 최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공항 입지가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함에 따라 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입지선정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치권의 관심은 그렇다치더라도 지자체간 경쟁이 이처럼 과열되면 선정 발표 후 탈락한 지자체의 심한 반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최근 청와대의 사업 재검토설 및 후보지 선정 연기 설이 흘러나오는 등 정부 내부에서도 동남권신공항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국토부 공항정책과는 "동남권신공항 재검토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며, 입지평가는 당초 계획대로 오는 3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남권 신공항 계획은 지난 2005년 12월 영남권 광역 단체장들의 건의로 시작된 뒤 두 차례의 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나 입지 선정 결과 발표는 계속 연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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