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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우유값 해프닝'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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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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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지난 16일 서울우유의 업체 공급용 우유가격 인상 계획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서울우유는 이날 거래처에 우유 납품가격을 평균 50% 가량 올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놓곤 '실무부서의 오류'였다며 전면 철회했다. 인상 계획을 밝힌 지 4시간 만이다.

서울우유가 다급히 우유값 인상 방침을 뒤엎은 것은 빵과 과자, 커피 등 관련 제품값이 줄줄이 인상될 경우 짊어져야 할 부담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유값 인상 보도가 나가자마자 관련 제품값의 연쇄 상승할 것이란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전방위적으로 물가상승 억제에 나서고 있는 정부의 압력도 가해졌을 것이란 해석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서울우유 측에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전화를 건 직후 인상안이 철회된 탓이다.

여기서 기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서울우유 측의 구제역을 틈탄 일방적인 가격인상 통보와 세련되지 못한 대처법이다.

17일 농림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젖소는 3만4000마리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젖소의 8% 정도다. 구제역이 당장 멈춘다고 해도 올해 우유공급은 23만t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역에 따른 방역작업과 예방백신 접종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젖소의 하루 집유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

우유 수급이 어려운 거래처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납품가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서울우유 측의 말바꾸기 행태도 개운치 않다. 당초 "학교급식과 가정배달, 유통점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종전에 할인 판매하던 가격을 정상가격으로 환원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해명했다가 "현재 납품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유 역시 실무부서의 납품가격 의사 타진 과정에서 공문과 보도자료가 잘못 발송됐다는 것이 전부였다.

성의없는 태도가 회사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신용'과 '신뢰'를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놓친 것 같아 매우 아쉽다. 어찌됐건 우유값을 두고 벌어진 웃지못할 해프닝이 거래처와 소비자의 생채기로 남은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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