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의 부동산스펙트럼] DTI를 보는 또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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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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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건설부동산부 부장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가 이달 말로 생명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DTI 규제 유예를 더 이상 연장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인 모양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완책도 함께 마련한다는 소식이다. 소득 기준에 부동산이나 예금, 유가증권 등의 자산도 반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795조원으로 800조원을 육박할 정도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가구당 이자 비용도 월평균 6만5728원으로 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가계신용이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대출액)과 신용카드 사용 금액 등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다. DTI 규제를 다시 옥죌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주장도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DTI 규제를 풀었을 때 담보대출은 얼마나 늘어날까.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595조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58조원으로 60.01%를 차지한다. 나머지 40%는 마이너스 통장이나 기타 신용대출 또는 현금서비스 등이다. DTI 규제 완화 직전인 2010년 8월에는 어땠을까.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75조원,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345억원 정도로 60.0%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3조원 가까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0%선으로 별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주택담보대출 못지않게 마이너스통장이나 현금서비스 등으로 빌리는 돈의 규모가 더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민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DTI 규제 완화이후 주택 거래는 어떻게 됐을까.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거래량은 6만5952건, 9월부터 12월까지는 8만398건이다. DTI 규제 완화 이후 거래가 20%나 증가한 것이다. 주택가격 안정세도 유지되고 있다. 집값은 안정시키되 거래는 살리자는 DTI규제 완화 연장(8.29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DTI 규제를 풀면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해 가계부채가 늘고 이와 동반해 금융기관 부실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식의 단순한 생각은 이제 접을 때다. 예를 들어 A가 주택구입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는다고 할 때 집을 매각한 B는 대출액을 갚는 효과도 있다. DTI를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봐야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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