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원유 비축량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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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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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시위로 인해 원유 가격이 치솟자 아시아 각국이 적극 대처에 나서고 있다. 장기적인 공급난에 대비해 원유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원유 사재기는 유가 급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3일자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2일 중동의 정정불안을 이유로 들며 필리핀 정유회사에는 15일간의 비축분을, 정유공장에는 30일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비축분을 주문했다.

필리핀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악의 공급난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각국의 석유안보를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신흥국 양대산맥인 중국과 인도도 전략적 비축량 늘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 한국, 프랑스, 영국에 이어 5위 수입국인 인도는 그 수입 규모가 큰 관계로 이들이 비축량을 크게 늘리면 글로벌 원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2006년 1단계 전략적 비축 프로그램을 시작해 2년간 1억200만 배럴을 비축했다. 1억6800만 배럴을 비축할 예정인 2단계는 내년초에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이 목표량인 5억 배럴을 2020년까지 비축하게 되면 이는 중국의 3달치 수입량에 맞먹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비축 규모가 된다.

도이치방크 싱가포르 지사의 원유 애널리스트인 수자나 초이는 “중국의 전략적 비축은 단순히 올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함이 아니라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여년동안 중국은 원유 수입량을 늘려왔으며 최근엔 사용량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중국 정부는 사용량의 3분의 1을 해외해서 수입한 바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잉시 유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전략적 비축량이 적은 국가들도 불안감에 비축 규모를 늘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그러나 비축량은 하룻밤 사이에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만한 종류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도도 원유 사재기에 편승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2년 말까지 4000만 배럴을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는 이 나라의 2주치 수입분량과 맞먹는다.

현재까지 인도는 980배럴을 비축해뒀으며 중국이나 미국, 일본만큼 비축량을 보유하기 위해선 적어도 2억 배럴이나 2억5000만 배럴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2일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117달러까지 돌파하는 등 크게 치솟자 인도가 급하게 비축량을 늘리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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