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차례 양사의 3D TV 비교 시연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모두 삼성전자측의 거부로 취소됐다.
LG전자는 지난달 2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한 `3D TV 활성화를 위한 표준화 전략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3D TV와의 비교 전시를 제안했지만 삼성전자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혀 취소됐다.
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26일 주최한 양사 '스마트 3D TV 비교 시연회'도 취소됐다. 삼성전자측에서 돌연 샘플 제품 제공이 어렵다며 참가를 거부한 것.
하지만 삼성전자가 비교 시연회를 꺼린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삼성전자가 시연회 평가 기준에서 다소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특히 인터넷 동호회 시연회의 경우 삼성전자측에서 주최측에 전달한 별도의 평가 항목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주최측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쪽에서 30개 정도의 항목으로 이루어진 평가서를 따로 보내왔다”며 “항목들이 반영되지 않으면 샘플 제품 제공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측에서 “제품 실효가 없어 제공이 어렵다”고 불참 의사를 밝힌 것과 다른 내용이다.
관계자는 “삼성전자쪽에서 보내온 평가 항목이 필요 이상으로 전문적이었다”고 말했다.
3D TV 평가에서 ‘눈의 피로도’·‘입체감’·‘안경의 편의성’ 등을 묻는 것이 보통인데 ‘색감의 분리도’등 일반인들 입장에서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다는 것.
삼성전자측이 보내온 평가서를 읽어본 또 다른 관계자도 “시청자 중심의 평가서가 아니라 개발자 중심의 평가서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미 만들어져 있던 평가 항목이 ‘눈의 피로도’나 ‘안경 편의성’ 등 다소 셔터글라스 방식을 채용한 삼성전자 제품에 불리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공정한 평가가 보장된다면 언제든 비교 시연회를 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측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일부 튜닝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비교 시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는 비교 시연회가 성사되더라도 양측이 모두 인정하는 시연회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양사 제품의 특장점이 달라 평가 항목에 따라 공정성 시비가 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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