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취급 금융기관에 저축은행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배경이다.
새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저축은행이 보금자리론을 판매하게 되면 수익구조 다변화와 자산건전성 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또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지원할 수 있게 돼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까지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에 의존하지 않고도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저축은행 보금자리론 판매 허용 검토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가 저축은행의 보금자리론 판매를 허용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저축은행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다.
보금자리론 채권은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하는 형태로 공사에 양도되기 때문에 해당 금융회사는 신용위험 및 금리변동 위험을 회피하면서 공사가 지급하는 채권관리수수료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을 취급하면 해외진출 등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 주고객인 저신용층을 대상으로 보금자리론을 팔게 되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도 보금자리론의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해 저축은행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공사는 은행 등 21개 금융기관을 통해 보금자리론을 위탁 판매하고 있지만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겹쳐 실적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서 보금자리론을 판매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임 사장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일이 향후 보금자리론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출채권 유동화로 자금난 극복
중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산유동화 사업도 추진된다.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공사가 MBS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조치를 피한 97개 저축은행 중 66곳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장기대출이다보니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는 저축은행의 영업 구조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또 대출금리도 8~14%대로 시중은행(3~7%)보다 훨씬 높아 경쟁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다.
그러나 공사가 MBS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저축은행에 전달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준 자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달금리를 낮춰 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줄일 수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활용해 MBS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어 유동성 부족 현상이 완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축은행은 공사가 지급하는 대금을 받지 않고 MBS를 보유하고 있어도 위험가중치가 제로(0%)이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380조원)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1조5000억원)이 워낙 미미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출 재원 확보 급선무
저축은행이 실제로 보금자리론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저축은행이 대출을 시행하기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공사가 MBS를 발행해 대금을 전달하기 전까지 대출자에게 대출금을 공급해야 하는 탓이다.
보금자리론의 대출기간이 최장 30년에 이르는 만큼 자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한다.
영업점 수를 늘리는 것은 필요조건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영업망으로는 보금자리론 활성화를 도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도 보금자리론 판매를 위한 전산시스템 사용비용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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