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내부 검토 및 한국 정부와의 협의절차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쌀지원 결정에는 최소 한두달이 걸릴 전망이다.
3일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며 "만일 미국이 지원을 결정한다면 새로운 계획이나 재원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당초 약속했던 지원분량의 재개를 검토하는 게 우선적인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8년 부시 행정부 당시 50만t의 쌀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17만t을 지원했으나 분배 투명성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면서 2009년 3월 지원이 중단됐다.
외교소식통들은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조사한 북한 식량 실태조사 보고서가 앞으로 2주 이내에 미 행정부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행정부 차원에서 쌀수요 조사 결과 평가와 지원 형태 및 모니터링 방식에 대한 검토,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등의 관련 예산 수요 분석을 진행한 뒤 미 의회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와 긴밀한 의견 조율을 거칠 예정이며,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도 중요한 참작 요인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내부 검토·협의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려 식량 재개가 결정되려면 4∼5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문제를 주제로 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식량 분배를) 신중히 모니터할 수 있을 때 식량을 지원하고, 그것이 아이들과 필요한 시설에 간다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그것(식량지원)은 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고, 최근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둔 비축용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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