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검찰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 '필요하면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7년 말 검찰 수사와 2008년 초 특검 수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은 '근거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내려졌다.
하지만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에리카 김씨의 잇단 입국으로 잠잠했던 의혹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도곡동 땅 의혹이란?
2007년 7월 이명박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이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처남 이름으로 돼 있다가 포스코로 넘어간 도곡동 땅을 자신의 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정치권에서 진실 공방이 계속되다 결국 고소·고발사건으로 비화했고, 검찰은 약 한 달간의 수사 끝에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라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후보의 맏형 이상은씨가 처남 김재정씨와 함께 도곡동 땅을 사고팔긴 했으나 매입·매각대금을 이씨가 직접 관리하지 않은 점에 비춰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수사결과의 요지였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인 제3자의 실체를 끝내 밝혀내지 못해 의혹이 더 증폭됐고, '이명박 특검'으로 넘어갔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전 수사를 벌인 특검은 도곡동 땅이 차명재산이 아닌 이상은씨 본인의 소유라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 당선자의 결백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했다.
◇검찰의 향후 행보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은 한상률 전 청장과 에리카 김씨 사건이 한데 수렴되는 부분이다.
한 전 청장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수감중)에게서 포스코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임을 나타내는 문건을 봤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에리카 김씨를 둘러싼 사건에서도 땅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두 사건을 수사하는 마당에 도곡동 땅 의혹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형국에 놓인 셈이다.
검찰 관계자가 "검찰이 의혹을 밝히는 기관은 아니지만 의문이 남는 부분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 국민에게 설명할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검찰은 일단 과거 검찰·특검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면서 관련자 소환조사의 필요성과 대상, 범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도곡동 땅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별도의 수사나 조사가 아니라 한 전 청장과 에리카 김씨의 관련 의혹과 과거 수사기록을 보면서 안 전 국장 진술의 진위를 따져보겠다는 정도라서 결과가 180도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도 "도곡동 땅 의혹은 이미 게임이 끝난 사안이다. 안 전 국장의 말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사안 자체가 민감한 데다 정치권에서 또 다른 공방을 낳을 수 있어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