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다시 표류하는 기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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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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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대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니스를 표방하며 추진된 우리의 기업도시가 취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전남 영암·해남기업도시에 351홀 규모의 세계 최대 골프클러스터를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당초 삼포지구에 F1 자동차경기장, 삼호지구에 허브테마휴양단지, 구성지구에 골프 클러스트단지를 축으로 하는 관광레저기업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최근 골프장 운영 및 회원권 거래회사인 에이스회원권거래소를 삼호지구의 새 주관사업자로 참여시키면서 당초 계획(153홀)보다 무려 2배 이상 골프장을 확대해 건설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으로 계획이 수정돼 대규모 골프클러스터가 들어설 경우, 전남지역의 총 골프장의 규모가 현재 28곳 522홀에서 2025년 48곳 873홀로 급증할 뿐만아니라 당초 기업도시의 틀이 깨져 기업도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현재에도 골프장이 과잉공급돼 적자난을 면하지 못하는 전남지역에 현재 조성된 골프장만큼 추가 건설될 경우 기존의 골프장마저 경영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월 무주와 무안기업도시가 각각 사업 전면 취소와 축소 등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허탈감과 막대한 재산피해를 안겨준 기업도시가 영암·해남마저 '골프장 천국'으로 계획이 대폭 수정되면 국민적 비난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암·해남기업도시의 계획수정 추진을 지켜보면서 지난 1월 무주기업도시 사업취소 후 "그놈의 기업도시 때문에 동네가 다 망가졌어..., 우리같은 일이 다른 곳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디..."라며 한숨짓던 전북 무주군 안성면 두문마을 한 노인의 말이 다시금 생각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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