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연]삼성전자 '3D TV 핵심 기술 설명회'

양사 모두 '누워서' 3D 영상 시청 불가<br/>공정한 비교시연 기회 아쉬워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수년간 삼성전자가 열어온 ‘화요포럼’ 중 가장 많은 기자들이 참석한 포럼이었다.

삼성전자는 8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전무 주재로 ‘삼성 3D TV 핵심기술 설명회’에서 경쟁사인 LG와의 직접적인 제품 비교시연을 시행했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삼성전자와 LG의 3D TV 논쟁의 열기를 대변하듯 이날 설명회에는 8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통상 삼성전자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열어온 화요포럼보다 2~3배 많은 숫자다.

삼성전자는 사실 최근 LG와 치르고 있는 3D TV 기술 논쟁에서 잠시 침묵을 지켜오고 있었다. LG측에서 재차 비교 시연회를 갖자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에 대한 특별한 대응은 없었던 것.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사실상 ‘마음먹고’ LG전자 3D TV를 공격한 자리였다. ‘삼성 3D TV 핵심 기술 설명회’가 아니라 사실상 ‘LG 3D TV 단점 기술 설명회’였다.

이날 김현석 전무가 가장 중점을 둬 기자들에게 강조한 것은 LG전자 제품의 ‘좁은 상하 시야각’이었다. 앉아서 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내려다 볼 경우 3도 이상 각이 벌어지면 입체 영상감이 약해진다는 것.

정말 그럴까. 3D 안경을 쓰고 소파에 앉았을 때는 입체감이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직원의 설명에 따라 소파에서 일어난 순간 몇몇기자들 입에서 “아”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LG전자 제품의 경우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시청하자 입체감이 확실히 줄어들고 이중상이 보여 어지럼증을 유발했다.

한 언론사 기자는 “삼성전자 제품이 상하 시야각에 자유로운 반면 LG전자의 경우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보니 입체 영상감이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원빈이 누운 자세로 LG 3D TV 시청하고 있는 광고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측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현석 전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3D 영상을 찍을 때 수평으로 찍기 때문에 누워서 볼 경우 제대로 된 입체영상은커녕 되레 어지럼증을 유발한다”며 “경쟁사(LG)의 광고는 어지럼증을 즐기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들 역시 가장 궁금하게 여겨 온 부분이었다.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TV 모니터를 45도로 비틀 때 까지도 입체감에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누워서 볼 경우의 각도인 90도로 틀자 화면 검게 변했다.

LG전자 역시 90도 튼 각도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처럼 검게 변하진 않았지만 입체 영상감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한 30도 이상부터 화면겹침현상이 일어났다. 결국 ‘누워서 볼 수 있는 3D TV’ 는 삼성전자에도, LG전자에도 없는 셈이다.

이번 시연을 앞두고 삼성전자는 양사의 TV 화질을 초기화한 후 시연을 펼치는 등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자료화면 선정 등 자사제품의 강점과 경쟁사 제품의 단점을 부각할 수 있는 장치가 가능해 완벽하게 객관적인 비교 시연이 될 수는 없었다.

실제로 행사에 참가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LG진영의 비교시연에서는 LG TV가 좋아보이고, 삼성전자의 행사에서는 삼성 TV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며 “양측이 주관하지 않는 공정한 시연 기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0일 권영수 사장이 직접 나서 LG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역시 비교시연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양 진영의 기술 논쟁이 8일 열린 삼성전자의 비교시연과 LG의 10일 행사를 통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객관적인 시연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