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정정불안 사태 속에 유럽의 재정위기가 또 다시 불거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만2000선이 붕괴됐고,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8.48포인트(1.87%) 급락한 1만1984.6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4.91포인트(1.89%) 내린 1295.11을, 나스닥지수는 50.70포인트(1.84%) 하락한 2701.02에 각각 마감했다.
앞서 거래를 마친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의 FTSE100지수가 0.63% 내린 5937.30을 기록하는 등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의 CAC40지수도 각각 0.5% 내외의 낙폭을 보였다.
이날 글로벌 증시는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 유전지대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3명이 다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됐다.
이날 충돌은 '분노의 날'로 명명된 11일의 대규모 시위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것이다. 사우디 당국이 시위에 강경대응할 방침을 밝혀 더 심각한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P는 내전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리비아의 신용등급을 4단계 낮춘 뒤 이 나라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를 중단했다.
유럽에서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1'에서 'Aa2'로 한 단계 강등하고 '부정적'인 등급전망을 통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포르투갈과 그리스, 아일랜드의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우려도 다시 증폭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11일 유럽 정상회의에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도출되기는 어렵다고 판단, 포르투갈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미국의 1월 무역수지 적자는 463억 달러로 전월 대비 60억 달러 늘면서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중국도 지난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무역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 규모도 7년만에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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