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양건 신임 감사원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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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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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친애하는 감사위원, 사무총장, 그리고 감사원 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제22대 감사원장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국가최고감사기구로서 오랜 전통과 신뢰를 쌓아온 감사원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을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감사원에 대한 국민들의 각별한 믿음과 기대를 생각할 때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가족 여러분!
 
 저는 인생의 대부분을 헌법을 연구하는 학자로 살아왔으나 순수학문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법을 통해 사회를 조망하며 법과 현실의 괴리에 따른 사회문제 등을 연구하는데도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영향으로 한때 경실련 등 시민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고, 2008년에는 초대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부패방지업무 등을 수행한 바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우리 사회의 취약한 반부패문화 등 구조적인 문제점과 그에 따른 국민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감사원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된 만큼 그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투명하고 건강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고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직원 여러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한 단계 더 도약하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우리는 온 국민이 합심하여 경제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변모하였습니다.
 
 특히,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등 대외적인 위상도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어려움과 난제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민들은 경제회복의 온기를 제대로 못 느끼는 상태에서 최근의 전세난과 물가상승 등으로 더 큰 어려움에 빠져 있고, 저출산·고령화 및 실업문제 등은 우리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 추진 중인 복지시책도 정치 쟁점화되어 사회의 통합보다는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은 우리의 안보현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높아진 국가 위상과 달리, 이 같은 난관에 가로막혀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직원 여러분!
 
 저는 감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고 선진일류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감사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부의 침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그로 인한 민심의 이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또한 평소 공직사회의 청렴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잘 살기 위한 기본 인프라라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부패가 없는 나라가 잘 살고, 잘 사는 나라에 부패가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면,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는 정부의 정책결정이나 집행을 왜곡시켜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횡령·부정수급 등에 따른 예산 누수와 무사안일한 업무처리 등은 각종 정부시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반면, 각종 비리에 대한 처벌은 지나치게 관대하고,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도 조직에 대한 배신으로 폄하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여러분!
 
 이제야말로 부정부패에 둔감한 우리의 인식과 공직풍토를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따라서 저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감사원에 요구되는 국민적 여망이자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맑고 투명해지면 경제의 체질과 활력이 강화되어 궁극적으로 선진일류국가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직원 여러분!
 
 저는 우리에게 부여된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고, ‘국정의 책임성 확보와 성과의 제고’라는 감사원의 기본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면서, 감사운영에 있어서의 기본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외풍이나 시류에 흔들림 없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반드시 지켜나가겠습니다!
 
 저는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야 말로 감사원 최상의 가치이자 감사의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받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법이나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겠지만, 여러분과 제가 단합하여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의지와 소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오직 여러분과 국민들을 믿고 어떠한 외풍도 막아내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고자 합니다.
 
 제 양심과 신념을 걸고 특정집단의 이해에 좌우되거나 부당한 외압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 편에서 공명정대하게 감사원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둘째,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부패를 척결하고 기강을 바로잡는 엄정한 감사를 강력히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권력·토착·교육 등 3대 비리와 함께 각종 취약분야에 대한 감찰활동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며 아울러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와 각종 탈·편법, 부조리를 제거하는데도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림은 물론,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 분야의 청렴도만큼은 제 임기 동안 반드시 개선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다만, 적극적 업무수행에서 비롯된 실수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관용하여 열심히 일하는 공직분위기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생산적 감사를 지향하겠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책 판단 등으로 핵심 국책사업들이 차질을 빚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따라서 감사원은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한 푼도 헛되이 쓰이는 일이 없도록 낭비나 부조리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정부 정책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감사에 역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종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을 개선하여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여건을 조성하고, 서민의 생활기반이나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고용·복지 등 정부의 주요 시책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R&D 등 미래성장전략과 재정건전성 등의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긴급한 사회 현안과 국민의 관심사를 적기에 점검하는 등 우리사회의 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겠습니다.
 
 넷째, 감사운영에 있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뜻을 받드는 열린 자세를 견지하겠습니다!
 
 저는 국민의 소리가 우리 사회의 자정기능을 유지시키는 백혈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감사원과 국민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민원처리나 감사청구제도의 운용에 있어서 국민들의 접근성을 제고하는 한편, 심사청구와 재심의 사항 등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국민들의 권익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국회에 대한 결산검사보고를 보다 내실화하고, 국회의 관심사항을 감사에 적극 반영하는 등 의정활동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원의 운영을 시대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공감법?의 새로운 제정과 정부회계제도 개편, 그리고 행정의 복잡다기화 등 최근 감사원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변화를 위기나 부담요인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발전의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감사원의 현 좌표를 돌아보고 발전적 변화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감사의 전문성은 감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전문가의 충원 및 직원 재교육 등을 통해 전문역량을 강화하는데도 각별히 노력하고자 합니다.
 
 또한, 새로 도입된 ‘공감법’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자체감사기구와의 효율적 역할분담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감사위원, 사무총장, 그리고 감사원 가족 여러분!
 
 저는 감사원이 지난 60여 년간 격변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국가의 회계질서를 바로잡고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등 헌법이 부여한 직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사원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절제, 그리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여러분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감시·감독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공(公)과 사(私)를 분명히 하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스스로의 몸가짐을 바르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국정 운영의 조언자로서 시대를 앞서가는 전문성과 함께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사에 있어서, 업무성과와 실적 외에 다른 요소는 일체 고려하지 않을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원 직원 여러분!
 
 저는 마치 수도사가 수도하는 마음가짐으로 감사원장의 직무를 엄정하게 수행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뒷받침 없이는 제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진실된 마음으로 여러분과 소통하는 열린 감사원장이 되겠습니다.
 
 여러분도 개개인이 감사원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감사원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원장의 공백 기간 동안 감사원을 잘 이끌어 주신 하복동 감사위원을 비롯한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치하의 말씀을 드리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신묘년 한 해 동안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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