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일본 동북부 해안 지역을 강타한 지진과 대형 쓰나미로 인해 각국 증시도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출처 CNN머니) |
가뜩이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수개월째 정정불안이 어이지고 유럽 재정위기도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일본발(發) 추가 악재가 자칫 글로벌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웃 중국의 급성장으로 세계 3위 경제국으로 밀려나긴 했으나 일본이 여전히 전세계 주요 핵심산업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각국은 이번 지진이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지진은 당장 국제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주며 일본을 포함한 각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3.29엔을 기록, 지난달 22일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아졌다.
지진 직후 장을 마감한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도 전날보다 179.95포인트(1.72%) 급락한 10,254.43, 토픽스지수는 15.33포인트(1.65%) 내린 915.51로 각각 마감했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장 초반 1% 가까이 급락하며 일본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재정위기로 인해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강등되는 치욕을 겪었던 일본 경제가 이번 지진 사태로 또다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컨설팅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애널리스트는 이날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 지진피해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1%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일본 주력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화학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GDP의 2~3%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들 산업은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자칫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더블딥’의 동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최근 잇단 돌발변수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심화될 경우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요동칠 수 있으며, 이는 실물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잇따라 개최될 예비 회의에서 일본 강진에 따른 국제적 공조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또다른 한편에선 이날 지진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피해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부양 등의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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