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쿄에 위치한 각국 대사관 및 다국적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대피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의 24시간 편의점인 돈키호테는 현재 라디오, 손전등, 양초, 연료캔 및 침낭 등 피난용품을 팔고 있다.
일본에 여행 온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미네소타에 거주했던 크리스티 니버는 도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10살난 딸 루시는 “겁이 나서 떠나고 싶다”고 발을 동동거렸다.
체코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도쿄 공연이 취소되자 일본의 서부 지역인 이시카와현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다. 단원에서 피아노를 맡고 있는 사쿠마 히토미는 “단원 중 일부는 지진 후 집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했지만 백명분의 표를 구하기 어렵다”며 버스 이동의 이유를 밝혔다.
교도통신은 ‘경미한 수준’의 방사능이 도쿄에서 검출됐다고 전하며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현에서는 방사선 수치가 평소의 40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방사선 수치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방사능 유출 공포는 이 지역 주민 1200만명에게 극심한 공포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도쿄를 포함한 남서쪽으로 천천히 불어오고 있으며 이날 오후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 해외로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도쿄의 공항들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나리타공항의 한 직원은 “발이 묶인 여행객들로 공항은 초만원”이라면서도 “어제 스케쥴이 잡힌 534기 경우 27명이 항공권을 취소했고 5명이 연기했다”며 예상보다는 혼잡하지 않다고 전했다.
에어차이나는 이날 도쿄에서 미량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자 도쿄행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싱가포르항공, 케세이퍼시빅, 뉴질랜드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도쿄행 비행 스케줄을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능 공포로 실내에만 머물기 위해 생필품 사재기도 한창이다.
사이타마현 야시오시에 사는 사쿠마 요시유키는 "쌀 등 생필품을 살 수 없었다"며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속의 대형 슈퍼마켓 선반 위에는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었다.
그는“전기나 수도, 가스 등이 없으면 결국 먹을 수 있는 것은 빵뿐이라며 지금 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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