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용산구 그룹 본사와 인근 계열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 등 30여명을 보내 자금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각종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2000년 6월 그룹 계열사였던 ‘온미디어’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여 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BW 행사가격을 낮게 책정해 이득을 본 정황이 있다는 국세청 수사의뢰를 받아 관련 의혹을 내사해왔다.
온미디어는 2000년 6월 7년 만기로 14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으며 1년 뒤 신주인수권을 제외한 사채는 전액 상환이 이뤄졌다.
당시 발행된 신주인수권은 온미디어 주식 56만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으며 담 회장은 이 중 58.9%인 33만주 가량의 신주인수권을 2억원에 사들였다.
담 회장은 2005년 주당 2만5000원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온미디어 주식 16만5000주를 인수(매입대금 41억2500만원)했으며 온미디어는 이듬해 증시에 상장됐다.
이후 담 회장은 지난해 6월 CJ그룹에 온미디어를 130억원에 매각,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의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BW를 발행할 당시 회사의 자금 상황과 BW 발행의 목적,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적정하게 책정했는지 등을 검토하는 한편 온미디어 상장 이후 주가상승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오리온그룹 임직원과 BW 발행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오리온그룹 측은 “검찰이 재무·회계 부서의 각종 자료를 가져갔다. 현재 자세한 내용과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오리온그룹 계열사가 강남에 고급빌라를 짓는 과정에서 그룹 측이 빌라 부지를 시행사에 헐값으로 매각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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